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줄거리와 감상문

 

알퐁스 도데의 책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등장인물, 줄거리, 독후감과 결말 알퐁스 도데의 책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별'일것입니다. 별은 양치기 소년의 순수한 사람의 감정을 밤하늘의 별을 수 놓듯이 아름답게 표현한 책입니다. 아울러 알퐁스 도데라는 작가가 얼마나 따스한 시선을 가졌는지도 느낄 수 있지요.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은 그 시선의 연장선 상에 있는 책입니다. 등장인물부터 줄거리, 마음을 울리는 명문장까지 짚어보겠습니다.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등장인물

코르니유 영감: 증기제분기가 설치되면서 사라진 풍차방앗간을 홀로 운영하는 고집센 할아버지. 손녀는 물론 아무도 방앗간에 들이지 않습니다. 

비베트:열다섯 살 어린 소녀. 코르니유 영감의 하나남은 혈육. 코르니유 영감이 돌봐주지 않아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고생을 합니다.

마을사람들: 평범한 시민들. 다만 코르니유 영감이 어린 손녀도 돌보지 않고 예전과 달리 날로 누추해지는 과정을 바라보며 수치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만 코르니유 영감의 문제를 코르니유 영감 자신에게만 있을 거라고 막연히 추측합니다.

작중화자: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을 마을사람들에게 알려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사람입니다. 비베트와 자신의 아들이 사랑하는 것을 알고 허락을 받으려고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던 방앗간에 발을 들여놓으라고 했으나 매몰차게 거절당한 후 아이들을 통해 방앗간의 비밀에 대해 알게됩니다.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줄거리와 결말

풍차가 직접 밀을 빻았던 옛날. 밀가루 거래가 번성하면서 사방에서 농부들은 밀을 갈려고 풍차가 자욱한 우리 동네로 찾아왔었다고 합니다.  풍차가 바람을 따라 쌩쌩 돌아가는 이상으로 뽀얀 밀가루가 빻아지고 그 덕택으로 방앗간 주인의 아내도 레이스로 싼 숄과 금으로 몸치장을 했던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르는 시절입니다. 하지만 이내 증기 제분기가 생겨났고 커다란 힘을 가진 증기 제분기 때문에 결국 풍차는 예전의 영광을 잃어버리면서 사라지면서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이 시작됩니다.

 

사실 제분기 때문에 바람에 흔들리는 풍차 날개가 추억 속으로 거의 다 사라지지만, 딱 한 곳의 방앗간만 계속해서 풍차가 돌아갑니다. 그곳은 바로 코르니유 영감의 방앗간입니다. 60년을 넘게 방앗간을 운영했던 코르니유 영감에게 방앗간은 자신이 살아가는 자부심 그 이상의 장소입니다.  코르니유 영감은 늘 " 그 도둑놈들은 빵을 만드는데 증기를 이요하고 있어. 그건 악마의 발명품이야. 나는 북서풍과 북풍을 이용해. 이 바람들은 하느님의 숨결이란 말이야" 하고 주장하지만 그 말을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자츰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며 게다가 알게 모르게 누추해지는 코르니유 영감을 싫어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아무도 밀을 맡기지 않았는데 늘 돌아가는 코르니유 영감의 방앗간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만 어디서 그렇게 많은 일감을 가져오냐는 자신들의 질문에 코르니유 영감이 "쉿!, 난 수출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라고 엄숙하게 말하는 대답만 듣고 혼자만 돈자루를 모으는 고집불통 영감쟁이라고 생각해버립니다. 

 

하지만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은 한 번도 방앗간에 들이지 않았던 손녀 비베트와 그리고 비베트를 사랑하는 연인, 즉 나의 아들에 의해 밝혀집니다.  결혼을 허락해달라는 청을 하러 직접 찾아갔지만 발도 들여놓지 못하게 했다는 말에  자신들이 다시 한 번 더 간청해보려고 비베트와 제 아들이 방앗간을 찾아가게 되면서요. 그들은 우선 방앗간 밀가루 포대 안에 가득 든 것이 밀가루가 아닌 회벽 조각, 모르타르 같은 폐기물임을 알게됩니다. 서글픈 진실은 풍차는 계속 돌았지만 밀가루를 갈아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요. 아마도 코르니유 영감은 방앗간의 명예를 지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깊은 슬픔을 느낀 작중화자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모을 수 있는 밀을 최대한 모아 코르니유의 방앗간으로 갑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그 많던 풍차가 사라지기 전처럼, 제분기가 들어오기 전처럼 당나귀에게 말가루 포대를 지어 줄줄히 찾아가는 가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집니다.

 

그때 누군지모를 방문객으로 인해 자신의 그토록 지켜보려고 했던 비밀이 밝혀졌다는 것을 안 코르니유 영감은 
"내가 내 방앗간을 수치스럽게 만들었다"며 자신의 몸담고 사랑했던 방앗간을 쓰다듬으며 찢어질 듯 울지만, 이때 밀가루를 든 마을 사람들이 방앗간에 당도합니다. 

"이바요. 거기 방앗간. 코르니유 씨!"

그리고 햇살처럼 쌓아올리는 황금빛 갈색 밀알들.

코르니유 영감은 반은 웃고 반을 울면서 흥분해서 소리칩니다.

"아. 자네들이 내게 돌아오리라는 걸 난 잘 알고 있었어. 아냐아냐. 무엇보다도 먼저 난 내 방앗간에게 먹을 걸 좀 줘야겠네. 생각해보게! 저놈은 너무나 오랫동안 아무것도 입에 대질 못했어!"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코르니유 영감이 세상을 떠날때까지 일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과 구절들

-.향긋한 포도주 단지

-.나는 북서풍과 북풍을 이용해. 이 바람들은 하느님의 숨결이란말이야

-.심지어 밀을 갈 때의 그 따뜻하고 향긋한 냄새도 없었네.

 

독서록이라고 해야할까. 짧은 독후감

나는 이 책을 코르니유라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장인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코르니유는 고집스럽고 남들과의 소통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수도 있지만 반면 자신의 사랑하는 방앗간일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지닌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주위에선 다 사라진 풍차방앗간을 왜? 홀로 폐기물을 날라가면서 사람들을 속이면서 비밀리에 운영했냐고 물으실 겁니다. 아마도 코르니유에게 방앗간은 평생의 친구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검객이 평생을 함께 한 칼을 자신과 한 몸처럼 여기듯이 코르니유에게 방앗간은 아끼고 지켜야할 생명체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제가 가장 가슴이 찡했던 부분은 자신의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슬퍼할 때 (사실 이 부분도 코르니유 입장에서는 방앗간이 빻고 있었다는게 밀가루가 아니었다는 것이 알려진 것을 견딜 수 없이 괴로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밀가루를 가지고 방앗간을 찾는 반전을 보면서 "아냐,아냔 무엇보다도 먼저 난 내 방앗간에게 먹을 걸 좀 줘야겠네"라고 벅차서 말하는 부분입니다. 부산스럽게 움직이면서 밀가루를 채우며 맷돌에서 눈을 떼지 않는 코르니유 영감님. 영감님에게 방앗간은 단순한 직장이 아닌 평생을 살아온 벗, 아니면 살아가는 이유 자체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이 더 좋았던 것은 코르니유 영감이 죽을때까지 마을 사람들이 일감이 떨어지지 않게 한 점입니다. 현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미담이지요. 별을 쓴 알퐁스 도데의 따스한 시선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결말아 아닌가 싶습니다. 문득 내가 인생을 다시 리셋하는 권한이 생긴다면 저 또한 이런 정감이 있는 시대로 돌아가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게시글 사진을 무얼로 할까 하다가 둘째가 6학년때 쓴 독후감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독후감은 아이가 이제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정리될 운명이었는데 이렇게 살려봅니다. 아이가 알면 지금은 분명 싫어하겠지만. 그래도 나중에 혹여 성인이 되어 본다면 그래도 반가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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