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잡는 아버지 (현덕) 줄거리 결말 독후감

아버지의 눈물을 이해하는 순간, 아이는 성인이 된다. 나비를 잡는 아버지의 시대적 배경은 약 100년 전입니다. 작가 현덕이 1909년 출생했기에 작가의 어린시절인 일제 강점기 때의 이야기입니다. 내용이 100년쯤 지난 책을 읽으면서 느낀 커다란 감정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길벗어린이, 현덕 글, 김환영 그림

첫째는 소작인과 마름사이의 보이지 않는 관계성. 당시 사회적 신분에 대한 생각이 무겁게 마음속에 남았고 주인공 바우의 그 맘때의 배움의 욕구, 경환이에 대한 질투 핌 부보에 대한 원망까지 골고루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째는 마지막 장면에서 바우가 느낀 감정입니다. 미워했던 아버지를 순식간에 이해하게 되는, '어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하나 하나 뜯어서 작성한 내맘대로의 독서 감상문입니다. 

 

등장인물

등장인물이 단순한 단편소설입니다. 대사가 나오는 사람은 아래 4명 정도니까요. 

바우: 주인공이며 작년에 소학교를 졸업한 남자아이, 소작농의 자녀

경환: 경환과 함께 소학교를 같이 졸업했으며 바우네 집안 및 인근 소작농을 관리하는 마름의 아들

바우아버지와 어머비 : 평범한 부모, 소작농, 혹시나 문제가 되서 소작이 떨어질까봐 노심초사하는 힘 없는 농민

 

작가 현덕은 누구?

1909년 서울에서 출생했으며 일제강점기의 다양한 농민들의 모습과 험난한 삶, 그리고 그 변화되는 삶의 소용돌이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소위 배운 지식인들의 고뇌와 암담함을 그린 소설가로 알려져있습니다.  단편소설뿐만 아니라 아동소설도 다수 발표하였고 대표작으로는 '경칩', '남생이', '층', '군맹', '집을 나간 소년 ', '토끼' 등 다양한 작품이 있습니다.

 

현덕은 어린시절 인천 대부공립보통학교 중퇴, 이후 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 후에도 집안 경제사정으로 중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일본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밑바닥 삶으로 심한 고생을 겪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이후 193년 동아일보와 1938년 조선일보에 각각 동화 '고무신'과 소설 '남생이'로 신춘문예에 등단합니다. 

 

1930년대와 1940년대 주로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작품에는 당시 사회에 대한 비판적 또는 비관적인 암울한 시선이 강하게 드러나는데 아마도 이는  일제 강점기라는 당시의 시대상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현덕의 어린시절 고생경험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후 월북하여 북한에서 활동하였읍니다.

 

서평1. 나비를 잡는 아버지에 담긴 시대적, 계층적 배경

나비를 잡는 아버지의 초반부에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것은 주인공 바우의 시기어린 시선입니다.

'겨우 서울 가서 공부한다고 배워 가지고 온 것이 유행가 나부랑이냐. 그리고 나비 잡는 것하고'

바우의 마음속 대사처럼 같은해 같은날 같이 소학교를 졸업한 바우와 경환이는 현재 다른 길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마름의 자식인 경환이는 서울로 상급학교로 가고

보통학교때 늘 경환이보다 월등한 성적이었던 바우는 여전히 마을에서 송아지를 돌보고 있습니다.

바우는 소학교에서는 경환이보다 뛰어난 실력이었지만 실력이 높다고 원한다고 아무나 상급학교에 갈 수 는 없던 시대입니다. 

 

물론 가고 싶던 배우고 싶던 훌룡한 학교에 가지 못한. 즉 이사을 실현하지 못한 바우는 그 괴로움을 하소연하듯 틈 있는데로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리며. 그 작품활동 속에서 위안을 얻지만, 어린 바우도 그게 한시적인 즐거움이라는 것을 아마도 이내 깨달을 수 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한다는, 내가 더 공부를 잘했어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그런 상실의 아픔 속에 있는 바우의 신경을 건드는 것은 늘 자기보다 못했다고 생각했던 경환이의 행동, 정확하게는 상급학교에 다니다 방학이라고 내려온 (바우의 눈에는 거들먹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경환이의 일거수 일투족입니다.

효리원, 현덕 글, 원유성 그림

서평2. 나비를 잡는 아버지에 담긴 마음아픈 장면

바우가 자신이 잡은 호랑나비를 달라는 경환이에게 (정확히는 다른 이들처럼 비위를 맞춰서 당연히 넘겨줄 줄 알고)나비는 주지 않고 "왜 잡된 유행가를 부르는지, 왜 수많은 나비를 잡는지"물어보고 경환이의 행동을 비판합니다. 

나름 바우 입장에서는 질투어린 시선도 있지만 일리도 있는 이야기인데 이는 경환이의 비위를 건드립니다.

"이 동네서 나 하는 거 시비할 사람 없어. 건방지게 왜 이래" 이는 마름집 외아들로써의 권력을 상징하는 말일수도 있습니다. 

 

이게 도화선이 되고 이후 경환이는 바우와 바우네 식구들이 애지중지하는 참외밭을 나비를 잡는 다는 명목하에 망가뜨려 버립니다.  이에 경환과 바우는 치고받고 싸우게 됩니다. 

문제는 단순히 두 명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던. 남의 귀한 참외밭을 심술로 망가뜨린 경환이의 잘못만 거의 100%라고 생각했던 바우에게 주위와 부모의 반응은 그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경환이네 집에서는 바우네 엄마를 호출하고, 바우 아버지까지 마름네 자식을 건드린 바우를 야단칩니다. 

경환이네 엄마가 바우네 엄마를 꾸중꾸중하고 바우가 나비를 잡아와서 경환이에게 빌지 않으면 내년 부턴 땅 얻어 부칠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다는 말은 바우의 울화통만 더 치미게 만듭니다.

 

사실 이 장면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이 아팠습니다. 바우가 경환이에게 질투반 부러움반의 시선으로 다정하게 대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마름의 아들이라는 권력을 부지불식간에 내보인 경환이가 눈에 거슬렸지요. 하지만 치고박는 싸움이후 수면아래에 잠겨있던 마름과 소작농이라는 관계가 수면 위로 팍 떠올라 버립니다. 

 

나비를 잡아가서 빌지 않으면 내년에 소작농을 주지 않겠다는 이야기...사실 이 시대에는 농사지을 땅이 그 어떤것보다 중요한 시대입니다. 아울러 치고 박고 싸운 것이 아무리 잘못했다 해도 50대 50인데 농사지을 땅이 떨어질까봐 아무도 바우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저 또한 평범한 성인이며 부모이지만 이 순간에는 바우의 아픔보다는 밥 떨어질까봐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최소한 이 시대에는 농사지을 땅이란 것은 그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했으니까요. 우리 자식의 얼마나 잘못이 없느냐가 이상이라면 먹고 사는 것은 현실이니까요.

 

서평3: 감동깊었던? 기억에 남는 장면

누구나 현덕이 지은 나비를 잡는 아버지를 읽으면서 감동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마지막 장면을 말할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일도 알아주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상황에 대한 미움으로 집을 나갈까 고민하는 바우가 마지막에 본 것은 자신을 위해, 어쩌면 떨어질지 모르는 농사지을 땅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경환이의 나비를 자식대신 잡으려고 하는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아버지가 불쌍하고 정답고, 그리고 그 아버지를 위해서 앞으로는 어떠한 일이라도 해야겠다고 느끼는 바우의 모습은 치기어린 젊음에서 성인으로 생각의 싹이 바뀌는 순간일 것입니다. 자식이 부모를 이해하는 순간, 아이가 성인을 이해하는 순간, 그게 바로 성인이 되는 순간이니까요.

 

(*개인적 생각이지만....저는 마지막 장면에서 감동도 있었지만 아픔도 컸습니다. 

바우를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도 느껴졌지만 먹고 사는 것이 이렇게 힘든 거라는 것을. 마치 오늘날의 직장인 아버지의 어깨에 짊어진 무거움 짐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 것입니다. 상사에게 치이고 후배에게 쫒기고, 일에 시달리는 어른의 모습이 나비를 잡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바우의 아버지의 모습에 오버랩되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의견 한 마디

나비를 잡는 아버지는 위의 표지 사진처럼 길벗 어린이에서 나온 책( 현덕 글, 김환영 그림) 이랑 효리원에서 출판한 (현덕 글, 원유성 그림)을 모두 읽어보았습니다. 6학년 정도의 추천도서로 나온 것 같은데, 일단 저학년 추천도서는 아닙니다.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거든요. 최소 초등 고학년 아니면 중학생 정도는 되야 이 글의 참맛을 조금은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아. 위의 한 줄평은 저희 막내가 6학년?때인가 논술시간에 한 줄평으로 적은 글입니다. 버리다가 혹시 추억이 될 지 몰라 사진찍어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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